“정념에 눈먼 모든 남자들에게 가장 흔한 결점은, 그들이 사랑하는 그녀들에게 그녀들이 갖지 않은 장점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루크레티우스,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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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문제 내기 위해 지금까지 나눴던 자료를 다시 읽고 있다. 에피쿠로스 수업할 때 등장했던 인용문인데,고등학생들한테 별 얘길 다 했구나 싶다 ^^;; 루크레티우스는 사랑이란게 '욕망과 성적쾌락에 잘못된 견해가 덧붙여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중한 사람한테 들려줘야겠다. "루크레티우스라는 철학자가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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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坤괘의 네 번째 효사를 번역한 것. 주역도 이렇게 옮겨 놓으니까 나름 힙하다. 

 

 

 

제사나 성묘를 비롯한 조선의 조상숭배 문화에 관한 역사적 서술을 읽다보면, 오늘날 기업의 '주주총회'와 유사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해보게 된다. 제사의 구성원들은 기본적으로 가산 상속에 권한이 있는 자들로 한정된다. 이들은 모여서 혈통(lineage)이 부여한 고유한 권리를 확인하고, 자신의 몫을 확보하며, 의사결정권의 크기에 따라 집안의 대소사에 참여한다. 이들이 '순수하게' 조상에 대한 그리움이나 공경심만으로 와글와글 모여서 막대한 자원을 들여 저렇게 복잡다난한 의례를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따라서 오늘날 가장 쓸데없고, 예의 '전통'과도 무관한 일은 가산 상속의 여지가 전혀 없는 한미한(각자도생해야할 뿐인) 집안 구성원들끼리 모여서 홍동백서니 조율이시니 하며 얼굴을 붉히고 산소나 제사상에 그나마 남아있던 가산을 쏟아붓는 일이 아닐까?

 

*집안 여성들의 노동력을 착취해야지만 원활하게 제사를 치러낼 수 있다면, 이런 집안 또한 '전통'의 반열에 들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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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들뢰즈는 어딘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져다가 이렇게 비틀어본다.

 

  "언젠가 세상은 인스타가 될 것이다."

 

  사실 말을 맞추기 위해서 저렇게 쓴 것일 뿐, 이미 세상은 인스타가 되었다. 특히 이른바 맛집 세상은 인스타의 횡행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가득하다. 이들을 대표할 수 있는 키워드는 '무분별'이다. 보여지는 것을 위해 다른 모든 요소를 아랑곳하지 않는 무분별. 20-30대 젊은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맛집이 갖춰야 할 기본 요건은 역설적이게도 '맛'이 아니다. 나의 행복하고 풍요로운 순간을 친구들에게 뽐낼 수 있는 '비주얼', 그것만이 필요하다('분위기 맛집'이라는 공감각적 표현은 이 사태를 적절하게 요약하기에 충분한 표현이다) 그리고 세상의 인스타 맛집들은 거기에 응답했고, 위와 같은 피자가 나오기에 이르렀다. 

 

  불고기 피자와 포테이토 피자를 시키고 물건을 보는 순간 기겁을 했다. 불고기와 포테이토 모두 건드리자 마자 후두두둑 바닥으로 떨어졌다. 불고기와 포테이토는 반찬으로 먹으라는 뜻일까. 그럴 수 밖에 없어서 열심히 포크로 불고기와 감자를 '걷어올렸다'. 치즈의 개입을 받지 못한 토핑은 당연히 건조했고, 연신 콜라를 들이켜서야 간신히 먹을 수 있었다. 토핑을 제외하고 본다면 못 만든 피자라고 볼 수는 없다. 문제는 요소들 간의 '분별'이다.

 

  피자의 경우는 빵이라는 기본적인 정체성 하에 풍부한 치즈를 곁들여 감칠맛을 유도하는 음식이라는 본질(이것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피자를 먹거나 만들지 않으면 될 일이다)을 저해하지 않는 가운데 다른 요소들이 다채로움을 구현하는 것이 그 '분별'일 것이다. 특이한 피자를 만들어 보겠다고 토핑을 산처럼 쌓는 것은 '무분별'이다. 그래서 피자집을 고르는 나만의 원칙/노하우랄게 하나 있는데 마르게리따 피자를 팔지 않는 피자집에는 가지 않는 것이다. 도우에 토마토 소스를 바르고 치즈를 뿌려 굽는다. 향신료는 바질하나. 이 날것의 피자를 자신있게 내놓을 수 없는 집은 피자에 마땅한 '분별'을 하고 있지 못하는 집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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