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批評 10

[영화] 노란문 :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

순수한 열정만으로 모인 친구들과 부둥켜 놀았던 시절을 갖을 수 있다는 것은 인생에 두 번은 찾아오기 어려운 기회이다. 설령 그 꿈을 향한 열정이 맺어지지 않았다고 해도. 나를 즐겁게 하는, 내가 보면서 흥분할 수 있고 빠져들 수 있는 영화를 만드세요. 내가 너무 보고 싶은 영화인데 아무도 안 찍어주니까 내가 만들어버리겠다는 마음으로 해보세요.

[미술] 에드워드 호퍼 특별전

호퍼전 다녀왔다. 나는 한 작가를 테마로 한 전시회만 가는 편이다. 걸작들 위주로 배치된 종합전에서는 보기 힘든 컨텐츠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성장과 고민이 묻어난 습작이나 초기작 등이 그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만족스러운 전시였다. 입시미술학원 가면 줄기차게 그려내는 손그림부터, 인상주의 화풍을 모방하던 습작기 그림, 사진과 같이 자신의 구상을 적어놓은 노트까지. 좋은 스승 및에서 기본기를 닦고, 당대의 지배적인 사조들과 대결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고, 또 그 스타일을 원숙하게 심화시켜나가는 그 일련의 과정은 인간 세상에서 마스터피스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빗겨갈 수 없는 고행길일 것이다. 호퍼 또한 그랬다.

비평批評 2023.04.23

타인의 정신건강을 돌보는 사람, 타인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사람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좋은 의사보다 좋은 상사가 건강에 더 중요” 켈리 하딩 컬럼비아 의대 교수 - 조선비즈 (chosun.com)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좋은 의사보다 좋은 상사가 건강에 더 중요” 켈리 하딩 컬럼비아 의대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좋은 의사보다 좋은 상사가 건강에 더 중요 켈리 하딩 컬럼비아 의대 교수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가가 건강 문제의 본질 지지받지 못하고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 번아웃 매일 biz.chosun.com

기노시타 데쓰야, [주자학] 中 "주희라는 사람"

주희에 관한 전기적 사실을 잘 요약했다고 보여 여기에 인용하여 옮겨 적는다. ----------------------------------------------- 주자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주자라고 할 때 자는 앞에서 말슴드린 대로 선생이라는 뜻입니다. 본명은 주희, 성이 주이고 희는 諱입니다. 보통 휘로는 부르기를 꺼리기에, 정식으로 부르는 이름으로 字가 있습니다. 주희의 자는 元晦 또는 中晦입니다. 중은 자에 흔히 들어가는 글자로, 차남이라는 뜻입니다. 伯이 장남, 季가 막내이므로, 주희에게 형이 있었다는 말이겠습니다. 주희 자신이 지은 문장을 보면, 모친은 사내아이 셋을 낳았는데, 자신은 막내아들이고, 백과 중 두 형은 일찍 죽었다고 합니다. 태어난 곳은 현재의 복건성 (福建省)의 중부 ..

[뉴스 다이어트], 롤프 도벨리 "뉴스라는 현대의 독극물"

알라딘: 뉴스 다이어트 (aladin.co.kr) 뉴스 다이어트 정보 과잉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뉴스 소비법을 제안한 책이다. 저널리즘의 실패와 뉴스 중독이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깨닫고 뉴스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된 저자의 이야기 www.aladin.co.kr 년초에 마음을 크게 뒤흔드는 책을 만났다. 논지에 따르면 번역서 제목은 적절치 않은데, 다이어트라고 하면 원래 먹던것보다 좀 적게 먹고 조절하라는 뉘앙스로 읽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우리의 삶에서 뉴스를 완전히 추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뉴스 금식'(이렇게 짓고 보니까 번역자의 고민을 알 것도 같다)정도? 뉴스가 전하는 것은 세상이 돌아가고 있는 사태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가 아니라, 그와 같은 정보를 ..

[Pizza Never Sleep] "무분별한 시대의 음식"- 샤로수길 -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들뢰즈는 어딘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져다가 이렇게 비틀어본다. "언젠가 세상은 인스타가 될 것이다." 사실 말을 맞추기 위해서 저렇게 쓴 것일 뿐, 이미 세상은 인스타가 되었다. 특히 이른바 맛집 세상은 인스타의 횡행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가득하다. 이들을 대표할 수 있는 키워드는 '무분별'이다. 보여지는 것을 위해 다른 모든 요소를 아랑곳하지 않는 무분별. 20-30대 젊은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맛집이 갖춰야 할 기본 요건은 역설적이게도 '맛'이 아니다. 나의 행복하고 풍요로운 순간을 친구들에게 뽐낼 수 있는 '비주얼', 그것만이 필요하다('분위기 맛집'이라는 공감각적 표현은 이 사태를 적절하게 요약하기에 충분한 표현이다) 그리고 세상의 인스타 ..

[미나리 생삼겹], 관악구 신림동, 삼겹살과 미나리(180g/13000원)

심하게 만족스러운 고깃집을 발견했다. '삼겹살에 미나리' 컨셉은 최근 크게 유명해져서(근거가 있는 인기다. 삼겹살 특유의 기름맛과 누린내를 잡아주는데 미나리는 특효다) 특별할 것이 없지만, 이 집은 고기까지 '개념'이 잘 갖춰져있다. 우리나라 고기 구이의 큰 문제가 '커팅'에 있다. 종류와 부위를 불문하고 얇게 썰어서 육즙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애초에 앗아가기 때문이다. 스테이크가 맛있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두껍게 썰었기 때문에 질감의 대조를 맛볼 수 있고 폭삭 익어버리지 않은 고기의 육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얇게 썰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고기집도 스테이크와 같은 맛을 낼 수 있다. 숯불이라는 좋은 열원까지 제공해주는 상황에서 약간의 기술만 있다면 안될 것이 없다. 사진에서처럼 이..

[화상 손만두], 관악구 봉천동, 각종 중식 튀김류

이화여대 앞에서 나름 유명한 '화상손만두'의 분점이라고. 저번에 고기튀김을 먹고 감동받은 기억이 있어 다른 메뉴를 더 먹어보았다. 볶음밥, 튀김만두, 가지볶음(사실상 튀김)이 모두 준수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메뉴가 온통 튀김이라 이 기름진 속을 달래줄 메뉴가 전무하다는 것. 공심채 볶음 등의 채소메뉴를 갖춰놓았으면 좋겠다.

[두만강 샤브샤브], 서울대입구, 마라탕(18000원)

2020년 7월 1일 저녁 방문. 손님이 득시글했다. 이 근방 중화요리집 중에서는 가장 잘되는 듯. 인기 요인은 기본적으로 메뉴들이 맛도 있지만 양을 좀 줄이는 대신 가격을 낮추어 여러 종류 먹어 볼 수 있게 만들어 낸다는 점에 있는 듯 하다. 나는 마라탕만 먹는다. 밥까지시켜 2만원이면 만족스러운 마라 체험을 할 수 있다. 외부 주류 반입은 안된다니 참고, 대만에서 가져온 금문고량주를 가져가고 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