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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없는 살림에 이것저것 많이 샀지만, 그 중 가장 큰 포션을 차지하면서도 가장 큰 만족감을 주고 있는 아이템은 새로 맞춘 pc다. 이건 작업용 pc에 대한 기존 인식을 싹 바꾸게 만들었다. 이제까지 나는 무릇 작업용 pc란 게임하고 싶은 욕구가 들지 않을 만큼 최소한의 사양으로 문서나 잘 띄울 수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어디 폐기 직전의 중고 같은 것을 10만원 주고 가져다가 뻑(?) 날 때 까지 쓰다 버리곤 했다. 이번에는 그보다는 좀 나은 걸 맞추려는 생각에 한 50정도 쓸 생각으로 견적을 요청했는데 내 요구 사항을 듣더니 근 90에 가까운 견적을 추천해서 당황했다. "줌 돌리면서 문서작업하고, 검색 창 팍팍 띄우는 데 이 정도나 필요한가요?" 나를 롤이나 배그할 사람으로 본 게 아닌가 싶어 되물었지만 예의 그 시크한 말투로 "저 같으면 이 정도는 써야 후회 안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큰 맘 먹고 질렀는데, 과연 후회하지 않았다. *컴 쓴다고 한글 로딩 안되고 검색 못하는 것 아니지만, 그 모든 작업 활동에서의 속도가 확늘어났다. 사양만 조금 높이면 이렇게 빨리 처리되는지도 몰랐다. 창이 몇 개든 팍팍 뜨니까 그만큼 생각의 속도도 빨라진다. 뭔가 다 스무스하게 이어진다. 비교가 가능해지니까 지금까지 쓰던 것이 참 조악한 pc였음을 알게 된다. 음악을 들어도 끊기고 줌을 틀면서 다른 것을 해도 끊기고... 무슨 일하든 현대인들은 대부분 pc 지박령이 될 수 밖에 없는데, 각자의 업무 특성에 맞는 최상급의 사양을 어떻게든 질러야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어차피 요즘 pc, 채굴 때문에 그래픽 카드 가격만 저세상으로 가버렸지 나머지 코어 부품들만 최상으로 맞춘다 한들 백만원 넘어가지 않는다. 영상작업이나 헤비한 게임 즐기시는 분들은.... 화이팅!
내가 pc를 맞춘 곳은 "체험판의 컴퓨터"라는 유툽 채널을 운영하는 업체였는데 이 곳의 영업 방식을 보면서도 흥미로웠다. 학술 연구에서 요구하는 프로토콜(규약이라고 해도 좋지만 방금 컴퓨터 얘기를 했으니까)은 대학에만 한정되는 별나라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자신과 남을 차별화시키고 질적 탁월성을 어필하는 모든 국면에서 꽤나 효과적이지 않나 생각했기 때문이다. 채널의 거의 모든 영상물은 다음과 같은 내러티브로 진행된다. 먼저 컴퓨터 조립 업계의 개쓰레기 같은 현실을 고발한다(선행연구를 일별하고 그 한계를 지적한다) 이를 깔고, "*나게 힘들게 번 돈인데 잘써야되지 않느냐"며 업체 견적을 제시한다(대안을 제시하고 이에 따라 예상되는 효과를 어필한다) 그리고 이 솔루션에 따라 자신이 직접 컴퓨터를 조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실증적인 근거를 제시한다). 뻔히 알면서도 솔깃해지는 영업이다. 그 판촉(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나는 다른 사람 다 호구잡혀서 돈 낭비하는 동안 예산 범위 내에서 최선의 물건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학술적 프로토콜에 따르면, 나에게 남은 과제는 그 주장의 신빙성을 검증하는 것이지만, 일상에서 그 이상은 귀찮을 뿐이다.
내가 보기에, 안되는 판촉은 정확히 반대로 한다. 일단 업계의 다른 사람들이 뭘 하는지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왜 같은 종류의 상품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저기엔 사람이 드글거리고 저기엔 파리만 날리는지 들여다보지 않는다. 애초에 시작했을 때부터 시류나 트렌드에 편승해서 시작한 일이니, 물살에 몸을 맡기면 나도 원하는 곳으로 떠밀려 가겠지 생각하는 듯 하다. 그러다보니 꼬드김(대안)도 두루뭉술하고 그걸 사기로 맘 먹었을 때 나에게 떨어지는 비교 우위가(예상되는 효과) 뭔지도 잘 모르겠다. 게다가 상품이든 서비스든 손가락 하나만 놀리면 어디든 올리고 홍보할 수 있는 세상임에 불구하고 직접가서 체험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면 (근거 부족) 매력은 더욱 떨어진다.
급결론: 이 좋은 거 원생들한테만 가르치지 말고 어릴 때부터 이런 내러티브로 자신을 어필하는 프로토콜을 알려주면 어떨까. 허구헌날 독후감이나 정형화된 입시 논술만 쓰게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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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v.daum.net/v/20211224074527592?x_trkm=t
고유사상페티쉬와 만물동양사상기원설의 환상적 콜라보
"그게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따라 하는 민주화 운동이 아니고 어디 외국에서 수입해온 그런 이념에 사로잡혀서 민주화운동을 한 분들과 같은 길을 걷는 것"
(공산주의자라고 말하고 싶었겠지만), 자유민주주의에 과문하여 이게 국산품이었나 어리둥절하던 차에, 반대쪽에서 모든 의문을 일소해 버림.
"외국에서 좋은 것을 수입한 게 잘못 됐나. 민주주의는 공자사상에서부터 있는 것"
아! 과연 그러한 것이었다. 대표님에게 [공자의 충격와 서구 자유.평등 사회의 탄생]이라는 무시무시한 거작巨作을 추천드린다. 아직도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다 읽는다는 것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어디선가 총장님은 "겨울잠 자고 나와도 대통령될 거"라는 말을 들었는데, (겨울잠 자는 것이 돌아다니는 것보다 낫다는 속내라면, 격공한다) 대표님도 양서를 벗삼아...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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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Evolved to Run—But We're Doing It All Wrong (nationalgeographic.com)
아마 알고 계신 분도 많으리라 생각하기도 하지만, 인간 신체의 구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래 달리기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진화해왔다는 연구결과나 자료들을 종종 봅니다. 이들이 제시하는 근거는 문외한이 저로써는 항상 신기합니다. 마침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며칠 전에 이 토픽을 정리한 기사를 올려서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학교에서도 그렇게 배웠던 것 같은데,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생존해서 우세종(?)이 된 사실에 대해 "신체적으로 굉장히 불리한 조건을 가진 종임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지능으로 도구를 사용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며 오늘날에 이르렀다는" 서사에 익숙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간단한 조금만 상상 해봐도 혼자 돌도끼 쥐어주고 불좀 피운다고 사자한테 온몸이 찢기는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항상 의문이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과신과 자만이 보이는 서사라고 할까요 ㅎㅎ
그런데 이런 기사에(정확히는 책소개입니다) 따르면 인간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신체적' 우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서사를 다시 쓸 수 있게 됩니다. 가만히 호모 사피엔스 동료들을 보고 있으면 독특해보이는 측면들은 죄다 오래 달리기 탓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머리카락 빼고는 온몸에 털이 부실한 것, 허리디스크의 위험성에도 아랑곳 없이 두 발로 서서 걷는 것, 전체 길이의 절반 이상이 다리인 것, 더우면 육수를 주룩주룩 흘려대는 것 등이 대표적입니다. 인간은 동료 인간들과 오래 달리기를 하면서 사냥을 하고 자연계에서 우세종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아무리 흉악한 맹수라도 인간의 협동력과 지구력을 당해낼 수 있는 동물은 없었습니다.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급 마무리... 그러니까 함께 모여 뛴다는 것은 단순히 기분좋은 운동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가장 적합한 운동이라는 것이 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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