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斷想

"인간은 오래 달리기에 가장 적합하도록 진화했고, 성공했다"

걷는생각 2021. 12. 22. 20:19

We Evolved to Run—But We're Doing It All Wrong (nationalgeographic.com)

아마 알고 계신 분도 많으리라 생각하기도 하지만, 인간 신체의 구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래 달리기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진화해왔다는 연구결과나 자료들을 종종 봅니다. 이들이 제시하는 근거는 문외한이 저로써는 항상 신기합니다. 마침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며칠 전에 이 토픽을 정리한 기사를 올려서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학교에서도 그렇게 배웠던 것 같은데,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생존해서 우세종(?)이 된 사실에 대해 "신체적으로 굉장히 불리한 조건을 가진 종임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지능으로 도구를 사용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며 오늘날에 이르렀다는" 서사에 익숙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간단한 조금만 상상 해봐도 혼자 돌도끼 쥐어주고 불좀 피운다고 사자한테 온몸이 찢기는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항상 의문이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과신과 자만이 보이는 서사라고 할까요 ㅎㅎ

그런데 이런 기사에(정확히는 책소개입니다) 따르면 인간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신체적' 우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서사를 다시 쓸 수 있게 됩니다. 가만히 호모 사피엔스 동료들을 보고 있으면 독특해보이는 측면들은 죄다 오래 달리기 탓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머리카락 빼고는 온몸에 털이 부실한 것, 허리디스크의 위험성에도 아랑곳 없이 두 발로 서서 걷는 것, 전체 길이의 절반 이상이 다리인 것, 더우면 육수를 주룩주룩 흘려대는 것 등이 대표적입니다. 인간은 동료 인간들과 오래 달리기를 하면서 사냥을 하고 자연계에서 우세종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아무리 흉악한 맹수라도 인간의 협동력과 지구력을 당해낼 수 있는 동물은 없었습니다.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급 마무리... 그러니까 함께 모여 뛴다는 것은 단순히 기분좋은 운동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가장 적합한 운동이라는 것이 요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