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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와 12연기

걷는생각 2021. 8. 24. 13:53

“불교의 핵심 내용이 무엇일까요?” - 스님의하루 (jungto.org)

 

“불교의 핵심 내용이 무엇일까요?” - 스님의하루

2021.8.19 키스 루스(Keith Luse) 온라인 간담회, 정토대전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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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불교에서는 윤회를 얘기할까요? 우리가 살면서 자꾸 ‘나다’ 하는 생각을 하다 보니 ‘나’라고 하는 어떤 윤회의 씨앗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걸 부정하셨어요. ‘내가 있다’는 관념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 부처님께서 연기법을 말씀하신 것인데, 그것을 오히려 논리화, 체계화해서 윤회를 증명하는 도구로 사용한 겁니다.

이렇게 12연기를 활용해서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는 윤회를 논리적으로 증명한 거예요. 이런 이론을 바탕으로 경전이나 교리, 논장 등이 편집되었기 때문에 불교 학자들이 참신하게 해석하는 것 같다가 마지막엔 결국 윤회 사상으로 넘어가 버리는 거예요.

12연기는 붓다가 설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가? - 확인해야 할 문제... 

 

비유를 든다면, 마치 기독교인이 ‘무상’, ‘고’, ‘무아’를 공부하고는 불법이 진리라고 인정하면서도 창조설의 테두리를 못 벗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서양에서 불교를 가르치는 사람들이 겪는 제일 큰 어려움이 이겁니다. 서양인 중에 불교 교리의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면을 좋아해서 나름대로 많이 공부한 사람도 결국에는 이렇게 묻습니다.

‘말씀은 다 이해하고 훌륭한데 한 가지가 해결이 안 됩니다.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이 세상을 누가 창조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이 세상은 누가 창조했습니까?’

이것이 서양인들의 사고방식입니다. 이 세상은 누가 창조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죠. 하나님이 창조하지 않았다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하나님이 안 했으면 누가 창조했느냐는 겁니다. 누구라도 창조했으니까 세상이 있을 것 아니냐는 거죠. 이렇게 기독교인은 누가 창조했다는 사유체계를 바탕으로 사물을 봅니다. 이게 바로 고정관념입니다. 교회에 안 다니는 사람은 누가 창조했는지 그런 생각을 안 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