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훈의 서재 (naver.com)

 

소설가 김훈의 서재

김훈 ㅣ 소설가 데뷔 1994년 계간 문학동네, 중편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1> 경력 2001년 동인문학상 등 작품 소설<칼의 노래>, <남한산성>, 산문집<바다의 기별>, 장편소설<공무도하> 온라인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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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들어가서 너를 썰고 구워서 씹으면 된다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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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리더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스님의하루 (jungto.org)

 

“좋은 리더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스님의하루

2021.1.25 경주 남산 천룡사 방문, 결사행자회의

www.jungto.org

 

(사실 이건 요즘 상태에 접어들기전 내 일상의 아주 고질적인 병폐에 해당하는 얘기였는데,) 

 

지적인 작업에서 집중하는 단계에 들어가려면 예열의 과정이 필요한 것은 사실, 착수전에 하는 딴 짓은 이를 테면 시동도 걸지 않고 주차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행위. 막상 시동을 걸고, 원하는 목적지로 가는 과정 자체가 주차장을 싸돌아 다니는 행위보다는 훨씬 재미있을 텐데 말이다. 경험적으로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하는 이유는, 작업에 들어가는 일이 막막하고 두렵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도무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것. '그림'이라는 말이 중요하다. 만약 해야 할 작업의 그림을 그려낼 수 있다면 작업은 두려운 것이 될 수 없다. 

앞선 비유를 사용해보자면 목적지도 모르고 시동을 걸어야 하는 상황과 비슷한 것.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1) 해야할 일들이 리스트를 최대한 촘촘히 작성한다(목표와 계획은 구분하는 것) 2) 글을 쓰고자 할 때는 개요 해당하는 밑그림과 그에 따라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옆에 놓고 시작해야 한다(막힐 때 딴짓으로 이는 것을 막고 계속 집중을 유지하기 위해서) 3) 작업에 착수하는 시간을 명시하고(스스로에 대한 결심) 최대한 간단하고 쉬운 작업부터 처리한다 각주라든가 인용문 작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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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제까지 공부가 지지부진 했는냐고 스스로에게 자문한다면, 글쓰기를 전제로 하지 않는 읽기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겠다. 사고의 엑기스는 글로 추출되는데, 읽고 쓰지 않는다는 것은 재료를 잔뜩 삶아놓고 마지막에 쥐어짜내지 않는 것과 같다. 당연히 읽어도 남는 것은 없고, 불성실하게 읽게 되기 쉽다. 어학도 마찬가지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읽고 말해보는 것을 넘어서, 모르는 영역("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그것이 아는 것이다"-논어)을 적극적으로 서술하고 데이터베이스화 시켜놓았어야 했다. 읽는 것에만 한정한다면, 가장 강밀도 있는 공부방법은 번역이다. 한 문장이라도 옮겨보게 되면 숱한 어법적/언어적 곤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읽고 지나가면 절대 알 수 없는 차원의 곤란일 것이다. 

 

그리고 '쓰기'에 관한 앞선 문제제기와 관련해서, '데드라인' 없이 공부해오는게 습관이 되었다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하루 이틀씩 늦추는 것은 예사고, 생각했던 제출시기를 바꾸는 것을 너무 자주했다. 그런데, 인간은 절박해지지 않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데드라인'은 글쓴이를 힘들게 만들지만, 강력한 외부적 강제로 인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일을 겪을 때, 인간은 더할나위 없는 행복과 만족감을 맛본다. 물론, 예전의 나처럼 데드라인 무시하려면 하잘 것 없는 얘기일 뿐이다. 

 

결론 '쓰기' 위해 읽자. 그리고 데드라인을 만들어서 지키자. 이걸 합쳐보자. 글쓰기의 데드라인을 정하고, 어기지 못하게 만들고, 이를 지키기 위해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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