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행복의 방정식은 복잡하지 않았던 것 같다. 쓰고 있을 때 고되지만 행복하고, 쓰고 있지 않을 때 편안하지만 불행하다. 요즘 많이 느끼고 있다. 이전까지 나를 곤란하게 만들었던 문제도 자연스럽게 소멸되었다. 온갖 인터넷 접속 매체를 통한 딴짓거리가 그것인데, 행복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각이 들자마자 그런 것은 거들떠 보지 않게되었다. 사실 재미있어서 그렇게 빠져들었던 것도 아니고 다만 습관적으로 도망갈 목적으로 접했을 뿐이니까. 더 나아가서 생각하면, 세상에 온갖 자기 관리, 자기 계발 책들이 횡행한다는 것은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징후인지도 모른다. 진심으로 나를 행복하고 만족시킬 수 있는 현장에 접속해있다면, 방법의 문제를 고민하지도 않을 것이며, 적성 따위를 걱정하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자기 계발서의 논지를 그래서 다시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하기 싫은 일을 잘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도 많이 읽었다. 그런데 내가 하려는 일의 의미를 재정의해서, 그것과 화해하는 일 말고 특별한 방법은 있을 수가 없겠다고 생각한다. 그 나머지는 부차적인 일일 뿐이다. 

'단상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스토랑 고어물  (0) 2021.02.21
딴 짓은 왜 하는가  (1) 2021.01.24
대학가기 전 고3 겨울 방학 때 해야 할 일  (0) 2020.12.31
12월 31일 : 영생 불멸의 길  (0) 2020.12.31
설민석과 연세대, 죄인과 판관?  (0) 2020.12.3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