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음실 12

[공연후기]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 (8.18 남한산성아트홀 대극장)

"슬픔을 안고 살았던 사람이에요, 쇼팽은" no.13을 배경으로 한 [녹턴 전집(DG)] 소개 영상에서, 백건우 선생님은 쇼팽이라는 음악가에 대해 위와 같이 설명했다. 나는 이 앨범을 통해 처음 클래식 음악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초짜 리스너였고, 그나마도 이 앨범을 그리 많이 듣지 못했던 때 였지만, 백건우 선생님의 이 설명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초짜 리스너에게도 이 아름다운 녹턴의 선율은 동시에 참 슬프게 들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녹턴이 원래 그런 음악인가 싶어서 다른 연주자의 앨범을 들으면 또 그렇지만은 않다. 백건우 선생님의 녹턴은 유달리 '슬프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슬퍼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는 그런 슬픔이라기보다는, 너의 슬픔이 무엇인지 이해하겠다는 그런 슬픔이다. 그래서 오..

청음실 2021.08.25

[임주희 피아노 리사이틀] 2020년 7월3일 예술의전당

작년 백건우 선생님의 쇼팽 녹턴 콘서트 이후 첫 실황... 듣고 싶던 리스트가 가득 포함되어있는 프로그램을 보고 후다닥 예매했다. 간만에 실황이니까 다 좋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인트로 격으로, 연주자 본인의 이름이 붙은 카롤 베파, 여섯 개의 에튀드 중 '임주희' 1)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 2) 쇼팽 발라드 1번 3)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 앵콜곡으로 1) 라벨 la valse 2) 쇼팽 녹턴 op15 no2 를 들었다. 연주자인 임주희는 올해 스물하나. 자신의 실력을 믿는 당당함 속에 떨림이 느껴졌다. 옆에서 봐도 불안한 그 떨림. 그런데 인생의 그 짧은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떨림이라 한편으로 부럽고 한 편으로 무섭기도 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는 꼭 전곡 다 실황으로 들어보고..

청음실 2020.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