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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충'을 영어로 말하면?

걷는생각 2021. 1. 19. 00:47

학교에서 거의 일년만에 전도하시는 분을 마주쳤다. 마스크 때문인지, 불특정 인간과의 접촉을 피하는 사회적 분위기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사라져버렸던 단골 NPC였는데, 그래서인지 귀찮기보단 반갑기까지했다. 내 기준에서는 매우 친절하게 응대해 드렸다. 요새 전화 영어를 하고 있어서 좀 복잡한 관념이면 영어 표현은 어떻게 될지 똘똘 머릿속으로 굴려보곤 하는데 '전도충' 와 이건 도저히 못만들겠더라. 접미사 '충(蟲)'이 한국 사회에서 갖고 있는 복합적인 정치/사회적인 함의를 담아 내는데(일베충부터 맘충까지) insect라는 중딩 어휘는 가당치도 않은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찾은 단어가 evangelist, 복음선교사다. 그리고 나서 생각하게 된 것, 영어로는 아마 이것이 최선이지 않을까. 구구절절 풀어서 설명해주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문화권에서는 전도라는 행위에 '충'이라는 복합 정치/사회 접미사를 붙일 생각을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건 그들의 '문제-장'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나중에 사상의 '문제-장' 설명해줄 때 써먹어야지.